내년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노리는 사이버 범죄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도 증가하고, 랜섬웨어 공격 대상이 고가의 가정용 스마트기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컴퓨터 보안 업체인 시만텍이 6일 발표한 ‘2018년 10대 보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가상화폐를 노리는 공격은 거래소를 공격하거나 사용자의 가상화폐 지갑을 가로채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 가상화폐 채굴기를 설치하도록 유도해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2018년은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AI 간 대결을 볼 수 있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AI 기술은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고 정보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보호 시스템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AI가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특히 네트워크 침입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공격·탐색에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사이버 골드러시’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기승을 부렸던 랜섬웨어 공격(사용자의 파일과 컴퓨터를 암호화한 뒤 해제키를 주는 대가로 거액을 요구하는 것)은 스마트TV와 스마트토이 등 고가의 가정용 스마트기기로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비싼 물건들이지만 보안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시만텍은 내년에 모바일 금융 플랫폼에 대한 악성코드 공격이 증가하고 IoT 기기를 가로채 임의로 조종하는 공격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만텍코리아 윤광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첨단 기술로 각광받는 머신러닝이 적대적으로 이용되고,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IoT 기기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가정 네트워크 침투를 위한 거점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보안 체계를 수립하고 개인은 모바일·IoT 기기의 보안 점검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인공지능, 사이버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입력 2017-12-06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