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9-13으로 뒤지던 현대건설의 황연주(사진)는 힘차게 점프하며 양팔을 높게 들어 블로킹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의 주포 메디(등록명)가 시도한 시간차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공할 파워를 실은 공은 그러나 황연주의 손에 걸려 네트를 넘지 못했다. 이 블로킹으로 황연주는 V-리그 최초 5000득점 고지에 올라섰다.
‘꽃사슴’ 황연주가 5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10득점을 기록하며 개인통산 5000득점을 달성했다. 데뷔 후 354경기 만에 만든 대기록이다.
황연주의 기록은 V-리그 역사 그 자체다. 2005년 흥국생명에서 데뷔한 황연주는 2010년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왼손 라이트 공격수인 황연주는 2005년 신인상과 서브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여자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2010-2011시즌엔 현대건설의 우승을 이끌며 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2012년 1월 31일 여자부 최초로 3000득점을 달성했다. 2015년 1월 21일엔 4000득점 고지를 정복했다. 이후 약 2년 10개월여가 흐른 이날 남녀 프로배구를 통틀어 통산 1호 5000득점에 성공하며 ‘기록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남자부 최고 득점은 박철우(삼성화재)가 기록 중인 4315점이다.
한국 여자배구의 레전드인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래 뛴다고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이런 대기록은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후배 황연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IBK기업은행 메디는 57득점을 올리며 팀의 3대 2 승리를 견인했다. 57득점은 엘리사 바실레바(당시 흥국생명)가 2013년 12월 19일 올린 여자부 한 경기 최다 득점과 타이기록이다. 승리를 확정지은 5세트 마지막 득점도 메디의 몫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전적 7승5패 승점 20이 됐고 3위 자리를 지켰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기록의 여왕’ 황연주 프로배구 첫 5000득점
입력 2017-12-05 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