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어 프랑스도… 거세지는 분리주의 바람

입력 2017-12-06 05:05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내년 11월 독립투표
코르시카 지방선거에선
민족주의연합 압승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문제로 스페인이 진통을 겪는 가운데 이웃 프랑스에서도 분리독립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코르시카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코르시카 민족주의연합 ‘페 아 코르시카’가 예상을 뒤엎고 45.1%로 1위를 차지했다고 4일 보도했다. 나폴레옹의 고향으로 유명한 지중해 섬 코르시카는 18세기 프랑스에 편입됐다. 페 아 코르시카는 코르시카의 자치권 확대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정당들이 모인 연합체다. 과반에 못 미쳐 결선투표를 해야 하지만 1차 투표에서 2위와의 격차가 30%나 났던 만큼 낙승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1월 출범할 지방정부는 프랑스를 상대로 자치권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페 아 코르시카는 당장 분리독립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치권 확대와 함께 코르시카어 존중, 무장 독립운동 조직인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 조직원 사면 등을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태도에 따라 카탈루냐에서처럼 독립 열망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는 아예 본격적인 독립 절차를 밟고 있다. 뉴칼레도니아 지방정부는 내년 11월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독립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지난 1일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해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프랑스24가 3일 전했다.

1956년 프랑스에 편입된 뉴칼레도니아는 85년부터 카나키민족해방전선(FLNKS)을 중심으로 독립투쟁이 시작돼 88년 유혈 인질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88년 마티뇽 협정, 98년 누메아 협정을 맺어 자치권을 확대해 왔다. 두 협정에 따라 뉴칼레도니아는 2014년 이후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포함한 정치적 미래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언제든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독립에 대한 여론은 양분돼 있다.

글=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