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하는 슈퍼스타’ 웨이드… “승리 위해선 식스맨도 좋다”

입력 2017-12-06 05:02
드웨인 웨이드(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필립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18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AP뉴시스

슈퍼스타 출신의 식스맨 드웨인 웨이드가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연승의 특급 조연으로 우뚝 섰다.

클리블랜드는 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2017-18 NBA 정규시즌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서 113대 9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클리블랜드는 12연승을 질주했고 시즌 전적 17승7패로 동부콘퍼런스 2위 자리를 지켰다. 웨이드는 2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주포인 르브론 제임스(23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케빈 러브(24득점 13리바운드)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 웨이드가 놀라운 것은 그의 이력에 걸맞지 않게 식스맨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서다.

웨이드는 2000년대 중반 마이애미 히트에서 뛸 당시 NBA 최고 스타였다. 센터 샤킬 오닐과 호흡을 맞춰 2005-06시즌 마이애미에 첫 우승을 선사한다. 슈팅가드인 그는 주득점원 역할을 해주면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다. 2010년 우승을 위해 마이애미행을 택한 제임스와 함께 2011-12시즌 또다시 팀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놨다. 마이애미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으로 보였으나 낮은 대우에 실망한 나머지 2015-16시즌 이후 시카고 불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웨이드는 ‘절친’ 제임스가 있는 클리블랜드로 팀을 또다시 옮겼다. 최저연봉 계약의 굴욕에도 친구와 우승반지를 또 한 번 끼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임스, 러브, 아이재아 토마스 등이 있는 스타군단 클리블랜드에서 전성기가 지난 웨이드의 활약상에 의문을 제기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 시즌 초 웨이드는 클리블랜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0월 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플레이 해온 것과 너무 다르다”고 토로했다. 웨이드의 부진으로 클리블랜드도 동반 추락했다. 클리블랜드는 리그 첫 10경기에서 4승6패로 동부콘퍼런스 15개 구단 중 12위까지 추락했다.

웨이드는 결국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봤다. NBA 스타 출신이라는 허울을 벗기로 했다. 벤치 멤버로서 뛰겠다는 뜻을 타이론 루 클리블랜드 감독에게 전했다. 여느 슈퍼스타들이 출장시간이 보장되는 주전 자리를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을 내려놓자 역설적으로 진가가 드러났다. 주포지션인 슈팅가드를 버리고 토마스와 데릭 로즈가 부상으로 빠진 포인트가드 자리를 떠맡았다. 식스맨 웨이드가 이타적 플레이를 펼치자 클리블랜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적재적소의 패스와 주특기인 과감한 돌파를 통해 팀의 공격에 활로가 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경기 전체시간(48분)의 절반인 평균 24분도 안 되는 동안 코트에 머물면서도 11.9득점 3.9리바운드 3.8어시스트 등의 알토란 같은 성적을 적고 있다. 특급 식스맨의 활약에 다른 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