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이상화, 고다이라에 매번 패해도 ‘여유’… 왜?

입력 2017-12-06 05:03
이상화가 지난달 12일(한국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역주하고 있다. AP뉴시스

“지금 성적에 부담은 없어요. 목표는 올림픽입니다.”

‘빙속 여제’ 이상화(28)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최대 경쟁자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자칫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주눅이 들 수 있지만 그의 얼굴에는 항상 여유가 넘친다. 바로 올림픽 등 큰 무대 성공 경험이라는, 고다이라에게 없는 장점을 믿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지난 4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6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이번에도 고다이라(36초53)를 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최고 기록을 써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가 올림픽을 앞두고 기록을 매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상화는 2006년 첫 출전한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여자 500m 5위에 올랐다. 이어 2010 밴쿠버대회, 2014 소치대회에서는 2연패를 달성했다. 한마디로 올림픽에 대처하는 방법을 안다. 세계 신기록(36초36)도 아직까지 이상화의 몫이다.

반면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월드컵 500m에서 5번 레이스 모두 1위에 올랐으나 가장 중요한 무대인 올림픽 성적이 이상화에 크게 뒤처진다. 밴쿠버대회에 처음 출전해 따낸 팀 추월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소치대회에선 500m 5위에 머물렀다.

올림픽의 긴장감은 다른 대회와 차원이 다르다. 그만큼 경험을 무시 못한다. 더욱이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는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는 등 홈 이점을 살릴 수 있다. ‘뒤집기’가 가능하리라는 이상화의 자신감이 터무니없지 않은 이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