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고민 깊은 靑

입력 2017-12-05 05:05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참모들과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이병주 기자
일자리 상황판 설치 6개월 ‘현황’ 살펴보니

청년 취업자수 줄어들어
비정규직 비중은 더 상승
전체 실업률은 조금 감소

靑 “예산 제대로 집행되면
고용 상황 좋아질 것”
평창올림픽 효과 기대도


문재인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청년취업자 수는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중은 같은 기간 더 상승했다. 고용률과 전체 취업자 수가 다소 늘면서 실업률이 줄어든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4일 청와대 홈페이지 일자리 상황판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지난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1% 포인트 늘어난 8.6%를 기록했다. 청년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5만명 감소한 393만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21.5%였던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한 달 만에 21.7%로 올랐다. 30·40대 취업자 수는 내림세다. 전년 동월 대비 3만명 감소한 1223만명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에 나선 비정규직 문제는 아직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32.9%로 전년 동월 대비 0.1% 포인트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9만8000명(1.5%) 증가한 654만2000명으로, 임금근로자 10명 가운데 3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율은 2012년 8월(3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14년 8월 이후 한 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고용률은 다소 증가했지만 대부분 50대 이상 노년층 취업자 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 고용률은 66.9%로 전년 동월 대비 0.4% 포인트 증가했고, 실업률은 3.2%로 0.2% 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 수는 2686만명으로 같은 기간 27만9000명 증가했다. 그런데 5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36만명 증가한 1069만명을 기록했다. 노년층 취업자가 증가한 것 이상으로 젊은층 취업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기간에 이 같은 일자리 구조를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취임 14일 만인 지난 5월 24일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됐다. 첫 번째 업무 지시도 일자리위원회 구성이었다.

하지만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자 청와대도 고심이 깊어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청년실업률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21년까지 20대 후반 인구가 늘어나는 점은 지표상 청년실업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구조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정부는 청년 실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부문별 일자리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체감성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청년 일자리 대책회의’(가칭)를 조만간 개최해 기존 정책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일자리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부처별 일자리 사업 예산을 내년 초 즉각 집행하는 한편 일자리 과제 추진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년 인구 증가 등 인구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경제성장 전망은 뚜렷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련 예산만 제대로 집행된다면 고용 상황은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공공부문의 채용이 확대되면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와 함께 내년 고용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