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신뢰도를 갉아먹었던 출제 오류가 올해 수능에선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정해 4일 발표했다. 평가원은 수능 당일 정답(가안)을 발표한 뒤 지난달 27일까지 이의신청 결과를 반영해 최종 정답을 확정했다.
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수된 이의신청은 모두 978건이었다. 이 가운데 문제 및 정답과 관련이 없는 의견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151개 문항 809건이었다. 평가원은 “이의신청이 제기된 151개 문항 모두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문제와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이날 151개 문항에 대한 심사 결과와 상세 답변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수능 출제 오류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했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2015학년도 외국어·생명과학Ⅱ, 2017학년도 한국사·물리Ⅱ 등이다. 최근 네 번의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없었던 해는 2016학년도 한 번뿐이다. 지난 9월에는 수능 모의평가에서도 오류가 나왔다.
평가원은 가장 많은 이의신청(269건)이 나온 생활과 윤리 18번 문항도 ‘문제 없음’으로 판정했다. 해외원조에 대한 미국 사상가 존 롤스의 입장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은 ‘자원이 부족한 국가만을 원조 대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라는 보기 ③번을 정답으로 발표했다. 일부 수험생은 “자원부족 국가는 당연히 원조대상에 포함되고, 여타 어려운 국가도 도와야 한다고도 읽힌다”라고 주장했다. 즉 중의적으로 읽히기 때문에 ③번도 정답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평가원은 “③번은 자원 보유 수준만으로 원조 대상 국가를 정하는 걸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쾌락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쾌락주의 비판이 쾌락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올해는 수능 문제 오류 없었다
입력 2017-12-04 19:07 수정 2017-12-04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