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겔포스, 대웅제약 스멕타 등 제산제(위산억제약)와 지사제(설사치료약)를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자해 소동까지 일으킨 약사계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됐다.
보건복지부는 4일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현재 편의점에서 파는 감기약 해열진통제 파스 등 일반의약품 13개 품목에 이들 2가지 품목을 포함하는 안을 논의했으나 약사계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중단됐다. 복지부는 이달 중으로 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으나 약사회가 지정심의위 참여를 거부하면서 재논의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당초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회의 전날에는 구체적인 제품명까지 거론돼 사실상 품목 추가가 확실시됐다.
이날 회의장에서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 소동을 벌이면서 논의를 더 진행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강 위원장은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회는 그동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이 오남용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대해 왔다. 대신 심야공공약국 운영과 병원·약국 연계 제도 등을 주장해 왔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2.7%씩 증가해 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은 284억8000만원 상당이 공급돼 전년(약 239억1000만원)보다 19.1% 증가했다. 진통·소염제가 209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소화제(41억원) 해열·진통 소염제(34억8000만원) 순이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겔포스 등 편의점서 팔자 했더니… 약사회 ‘자해소동’
입력 2017-12-04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