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앞에 선 이우현·전병헌 “보좌진이…” 한목소리

입력 2017-12-05 05:04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에서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檢, 李·田이 사건 몸통 판단
田 소환·李도 이번주 조사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방침


이우현(60) 자유한국당 의원과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의 덫에 빠졌다. 이 의원과 전 전 수석 모두 범죄 혐의와 자신들을 분리시키며 ‘보좌진의 일탈’이라 주장하지만 검찰은 두 사람이 각 사건의 몸통이라고 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4일 이 의원에게 억대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로 건설업자 김모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1일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경기도 용인에서 전기공사 등을 하는 김씨가 2015년쯤 이 의원에게 사업 편의 등 대가로 억대 현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이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있어 검찰은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 보좌관을 지낸 또 다른 김모씨가 작성·관리한 이 의원 자금 관리 리스트를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를 넓혀가고 있다. 이 의원은 “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며 김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검찰은 뒷돈을 건넨 이들을 차례로 구속하며 이 의원을 포위해 가고 있다. 이 의원에게 5억원대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로 전 남양주시의회 의장이 구속됐고, 그에게 1억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부천시의회 부의장도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청구가 확실시된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 전 수석은 이날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9일 만이다. 전 전 수석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 “e스포츠 산업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홈쇼핑 업체에) 상식적으로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홈쇼핑 회사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은 “저와 상관없는 일이고, 더더욱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옛 보좌진이 한 일로 줄곧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전 전 수석이 한국e스포츠협회를 사실상 사유화한 만큼 관련 사안들을 손수 챙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수석 의원 시절 보좌진 등의 신병을 확보해 전 전 수석의 관여 정황을 충분히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수석을 다시 소환한 것 역시 조만간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뇌물공여자 측인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과 허태수 GS홈쇼핑 대표를 이미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글=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