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예금에 돈 몰린다

입력 2017-12-04 20:10
금리 상승기 자금 흐름 분석

3분기 비중 33.7%로 Up
기업대출 비중 다시 늘어


금리 상승기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만기 1년 미만 단기성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며 부동산임대업 중심의 은행 대출 관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 자금흐름 주요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작성해 4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은행 부문을 보면 단기성 정기예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예금은 크게 3가지다. 은행이 곧바로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실세요구불 예금’과 월급통장같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식 예금’, 이외에 만기 3년 이내의 ‘정기예금’으로 구분된다. 뒤로 갈수록 이자가 높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금융소비자에겐 6개월∼1년의 만기가 비교적 짧은 단기성 정기예금을 추천하는데, 이쪽으로의 쏠림 현상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났다. 정기예금 증가액이 7∼10월 사이 월평균 6조1000억원 정도 늘어나 실세요구불 및 수시입출식 예금 증감분을 압도했다. 특히 1년 미만 정기예금에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올해 3분기 1년 미만 정기예금의 전체 예금 대비 비중은 33.7%로 1분기 31.3%에 비해 2.4%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개별 금융소비자가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기보다는 은행이 자금시장의 큰손인 기업을 상대로 정기예금을 적극 유치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을 늘린 은행들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법인들을 상대로 정기예금 영업에 치중한 결과”라며 “금리 상승기를 맞아 소액 금융소비자들이 추가로 정기예금 쪽으로 옮겨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8·2 부동산 규제와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인해 가계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정체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줄어들고 기업대출 비중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경우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은행권 내부 대출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향후 은행의 유동성 비율 및 부동산 시장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는 점을 고려해 국공채 중심의 채권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부동산임대업 대출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에 발맞춰 4차 산업혁명 관련 벤처 혁신기업 및 중소 제조업 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