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KT의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용 통신관로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작업자의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KT는 SK텔레콤이 고의로 시설물을 훼손했다고 발끈했다. 사실관계와 책임 여부는 가려져야 하겠지만 큰 국제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간 고소전이 격화돼 국가 위신이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KT 소유 통신시설 관로를 훼손한 SK텔레콤 및 협력사 직원을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달 24일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했다. 평창경찰서가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나섰다. SK텔레콤 협력사 직원들이 평창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KT가 설치한 통신관로 중 국제방송센터(IBC)로 들어가는 관로 내관 3개를 자르고 100m 정도의 SK텔레콤 광케이블을 설치했다는 내용이다.
KT는 4일 입장자료를 통해 “세계적 축제이자 국가적 대사인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SK텔레콤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KT는 SK텔레콤이 악의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보고 있다. KT는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의도치 않게 경쟁사 시설이 일부 훼손돼 유감”이라면서도 “비어 있는 내관 구간에 광케이블을 잘못 설치한 것으로 KT의 케이블 절단 등 서비스 훼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측은 지난 10월 말 해당 내관이 KT 소유라는 것을 인지하고 지난달 22일 실무자 간 시설 이전 설치를 협의한 뒤 KT 측에 사과하고 케이블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서로의 통신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경우 3개월 안에 철거해야 한다는 협정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실무선에서 협의하고 끝낼 일인데 형사사건으로까지 비화돼 안타깝다”며 “국제 행사를 앞둔 상황이라 원만하게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KT·SKT 고소전 격화 평창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17-12-0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