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비위 의혹 감찰 때 민정수석실 지속적 방해”

입력 2017-12-04 18:56

지난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했던 백방준 전 특별감찰관보가 감찰 시작 단계부터 종료 시까지 민정수석실의 집요한 방해와 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4일 열린 우 전 수석의 26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백 전 특감보는 “(우 전 수석 부하인) 윤장석 당시 민정비서관이 수차례 전화해 (특별감찰관실이) 감찰권 남용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찰이 마무리되면 뭔가 반드시 조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백 전 특감보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특감실에서 보낸 서면질의서에 “가족회사 정강의 공금(유용) 의혹 감찰은 감찰권 남용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의 A4 한 장짜리 답변서를 감찰 종료 직전에서야 보내왔다. 의혹에 대한 답변은 회피한 채 오히려 특감실의 감찰 자체를 문제 삼겠다며 겁을 준 것이다. 검찰이 “민정수석실이 트집 잡고 노골적으로 압박해 감찰에 방해받은 게 사실이냐”고 묻자 백 전 특감보는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경찰청도 우 전 수석 아들 병역특혜 의혹 감찰 과정에 돌연 비협조적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백 전 특감보는 “서울청에 가서 인사·복무 사항 조사를 하는데 담당 경찰 간부가 어디 불려갔다 오더니 제출하기로 했던 서면자료도 잘 안 오고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 전 수석 주거지 현장조사를 실시했을 때 조사 30분 만에 민정수석실로부터 항의전화가 온 사실을 언급하며 “특감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것 같아 직원 전체가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털어놨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