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장타·공격적 플레이 살아나
폭스스포츠 “5년 내 메이저 2승”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가 건강하게 돌아옴에 따라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판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장타와 정교한 퍼팅실력이 전성기에 버금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PGA 최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우즈는 4일(한국시간) 바하마 나소의 알바니 골프클럽(파72·7302야드)에서 끝난 PGA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유러피언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1라운드 이후 10개월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우즈는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세계 톱랭커 18명의 최정예 선수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향후 PGA 정식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회 전만 해도 우즈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를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네 차례 허리 수술은 선수생명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두 달 전만 해도 9번 아이언샷 거리가 80야드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란 듯이 부활에 성공했다. 정상급 선수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퍼트도 괜찮았다. 우즈는 마지막라운드에서도 7번 홀(파4·336야드)에서 티샷으로 공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린 뒤 6m가 넘는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멀티 이글을 뽑아낸 선수는 우즈와 케빈 체플(미국) 두 명뿐이다. 덕분에 우즈는 이날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1199위)보다 무려 531계단 뛰어오른 668위를 차지했다.
세계 골프계는 벌써부터 흥분하고 있다. 내년 PGA 투어부터 우즈가 자기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더 나아가 메이저대회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우즈가 메이저대회 복귀도 바라고 있고, 골프장 코스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5년 내로 메이저대회 2승 이상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한 도박 사이트는 우즈의 내년 마스터스 우승 배당률을 대회 전 100배로 책정했다. 우즈에 1을 걸었다가 그가 우승하면 100배를 준다는 의미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배당은 2라운드 후엔 15배로 줄었고 마지막라운드를 마친 현재 20배가 됐다. 마스터스를 세 번 제패한 필 미컬슨(미국)과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배당(30배)보다 낮다.
다만 변수는 우즈의 허리 통증 재발 여부다. 우즈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복귀전을 가진 뒤 두 번째 대회에서 다시 허리를 다쳤다. 이에 우즈도 추후 일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우즈는 “내년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얼마나 많은 대회에 나갈지는 여러 가지를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건강하게 돌아온 타이거, 내년 PGA 포효 꿈꾼다
입력 2017-12-04 19:31 수정 2017-12-04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