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율차·헬스케어 분야서 ‘하만’보다 더 큰 빅딜 추진”

입력 2017-12-04 20:08 수정 2017-12-04 23:35
사진=뉴시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 외신에 밝혀

미래 먹거리 발굴 총책
“하만 인수 통해 자신감
대규모 추가 M&A 계획”
비즈니스 SW 부문도 포함
제품사에서 데이터회사로
삼성전자 전환 방향 제시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와 헬스케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위기 국면을 공격적인 M&A를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 확보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삼성전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이끌고 있는 손영권(사진) 사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 ‘슬러시 2017’에 참석해 강연과 인터뷰에서 “하만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 경영진은 대규모 M&A 거래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더 큰 딜(deal)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 전문기업이었던 하만을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지난 3월 인수했다. 하만의 실적은 지난 상반기부터 삼성전자에 포함됐다. 하만은 올해 상반기 순매출액 2조6922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의 2.4%다. 3분기에는 순매출액 4조7788억원을 기록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에서 상반기 대비 0.4% 포인트 증가한 2.8%를 차지했다.

손 사장은 지난 조직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하 조직이었던 SSIC가 CE(가전), IM(모바일) 등을 포함한 전사 조직으로 확대 개편되면서다. 업계 안팎에선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 사장에게 미래 신사업 발굴을 직접 맡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손 사장은 하만의 이사회 의장 자리도 겸하고 있다.

손 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와 디지털 헬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세 가지 분야에서 추가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자동차 부품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디지털 헬스와 예방 의학 관련 기술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해선 “산업인터넷, 자동화, 네트워킹, 데이터 정보 전송 및 보안 분야 회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아울러 새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는 혁신 창업벤처기업 등 스타트업 인수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더 작은 ‘볼트온(bolt-on·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거래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슬러시 2017’ 강연에서 삼성전자가 직면한 첫 과제로 ‘제품 회사’에서 ‘데이터 회사’로의 전환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자원이 된 데이터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된다”며 바이오와 자율주행차 등을 데이터 경제의 혁신 기회가 열리는 주요 분야로 언급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