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학교 공간에 디자인을 입히는 환경개선 사업을 교육청에 이관해 확대 추진한다. 디자인 공간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이 감수성을 키우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1년부터 추진했던 ‘학교환경개선 컬러컨설팅’ 사업을 서울시교육청에 이관해 본격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학생들이 깨어있는 시간 중 절반 이상(주 22∼35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만큼 학교가 공부 공간을 넘어 생활공간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서 처음 출발했다. 지난해에는 10개교가 시범학교로 선정돼 환경개선 작업이 진행됐다.
작업에는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했다. 여기에 색채디자인 전문가와 일러스트 작가, 색채·심리·아동 전문가 등이 동참해 각 학교별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고 완성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대상학교 학생들의 연령대와 특성에 맞춰 초등학교에는 동화일러스트작가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그래픽 일러스트작가 등이 합류했다.
지난해 시범학교에 선정된 수도여자고등학교의 경우 ‘꽃’을 모티브로 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됐다. 여고생의 감수성을 고려하면서도 대입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목표였다. ‘Botanical Garden(식물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학교 안 곳곳에는 꽃 그림이 그려졌다. 학생들이 꽃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참여해 ‘꽃으로 태어난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을 때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등의 질문에 대해 그림을 그렸고 결과물에 반영됐다. 이밖에도 창이 부족하거나 주변 건물로 채광이 충분하지 않은 학교에는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색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색채디자인을 입히면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고 학습 능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임상미술협회가 2014년 우장초등학교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뇌파검사와 타액 속 코티졸 검사를 실시한 결과 주의력은 40%, 집중력은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평균 20.7%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범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환경 변화가 학교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서울시는 교육청 사업 진행을 돕기 위해 ‘색깔있는 학교만들기’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계획부터 디자인, 유지·관리까지 학교별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세부 내용이 담겨있다. 교육청의 사업명은 ‘우리학교, 고운색 입히기’로 변경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학교에 色을 입히니 감수성·집중력 향상
입력 2017-12-03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