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북한과 전쟁 가능성 날마다 커져”

입력 2017-12-03 18:55 수정 2017-12-03 21:34

“북핵, 美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
평화적 해결 시간 많이 남지 않아”

CIA 국장 “北 핵 능력 정확히 파악”
안보리, 北 관련 잇단 장관급회의


허버트 맥매스터(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매스터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폭스뉴스 앵커 브렛 바이어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가 전쟁 가능성을 고조시켰느냐’고 묻자 “그것(전쟁 가능성)은 날마다 커지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맥매스터는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 야심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며 “무력충돌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들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 포럼에서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규모와 범위, 타격 능력 수준에 대해 매우 잘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주변 인사들이 진실을 말해주지 않아 (김정은) 그 자신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안보리는 오는 11일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장관급 회의를 열고, 15일에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 미국에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참석하고 유엔에선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이 직접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매우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북한의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러시아 하원 대표단을 만나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회동 때 러시아 대표단이 내년 북·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한 노동당을 대표하는 김 위원장을 러시아로 초청했다고 전했다.

화성 15형 발사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한식 미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화성 15형을 발사한 뒤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중국을 향한 일종의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조지아 현지 한인매체 뉴스앤포스트에 따르면 박 교수는 “화성 15형 발사는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원유나 식량 공급을 끊어 북한의 생존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절대로 미국의 요구대로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역시 중국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의 교역을 막으면 북한은 지하 암거래 시장에서 핵무기를 파는 것밖에는 살아남을 길이 없게 된다”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린 것이 중동 국가들에 대한 북한의 무기 수출에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