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창단 첫 FA컵 우승… 부산과 1·2차전 합계 1승 1무

입력 2017-12-03 19:18 수정 2017-12-03 21:14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3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0대 0으로 비겨 시리즈 전적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팀인 울산 현대와 챌린지(2부 리그) 팀인 부산 아이파크의 맞대결로 꾸며진 2017 FA컵 결승전. 울산은 유독 FA컵과 인연이 없는 팀이었다. 1983년 창단한 명문 구단임에도 1996년 처음 시작된 FA컵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결승전은 달랐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묵은 갈증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울산은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지난달 29일 원정 1차전에서 2대 1 승리를 거둔 울산은 이날 부산의 거센 반격을 뿌리치고 창단 첫 우승에 성공하며 감격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마지막까지 우리 선수들이 실점 없이 경기해 줘서 고맙다. 팬들의 많은 성원 덕분에 울산이 우승했다. 울산은 이제 시작이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울산은 역대 FA컵에서 번번이 체면을 구겼다. 지독한 4강 징크스에 시달린 탓이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은 FA컵에서 10차례나 4강전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에 진출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울산은 1998년 FA컵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안양 LG(현 FC 서울)의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울산은 19년 만에 다시 찾아온 소중한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클래식 정규리그를 최종 4위로 마친 울산은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그래서 ACL 출전권이 걸린 FA컵 우승은 더욱 간절했다.

2004년 FA컵에서 우승한 부산은 13년 만의 대회 정상 탈환에 나섰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챌린지 팀 사상 최초의 우승팀이 될 기회도 놓쳤다.

부산은 지난달 26일 끝난 상주 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부차기 대결 끝에 패하면서 내년 클래식 승격의 꿈이 좌절됐다. 대신 부산 선수들은 고(故) 조진호 감독에게 FA컵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