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 마다하고 빨간 명찰, 하버드大 홍찬의 “해병은 하버드 그 이상”

입력 2017-12-04 05:03

어학병·대체복무 있지만
몸까지 만들며 자원입대
“연평도 포격전 보고 결심”


미국 하버드대생 홍찬의(21·사진)씨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신병 수료식을 마치고 해병대 빨간 명찰을 달았다. 홍씨는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인 2400점을 받고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수재다. 어학병에 지원하거나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산업체 대체복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학업을 잠시 미루고 해병대 입대를 선택했다.

홍씨는 3일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목표였던 하버드대 입학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해병대에서 시작한다”며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연평도 포격전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대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기 유학을 떠났던 홍씨는 캐나다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해병대 장병이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사격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홍씨의 부모는 고된 훈련을 걱정하며 만류했지만 아들의 결심을 꺾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하버드대에 입학,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2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8월 군복무를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몇 달 전부터 해병대 입대를 위해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 체력단련에 집중했다. 선발 과정을 거쳐 10월 16일 입대했다.

홍씨는 4주간 병과별 교육을 마친 뒤 경기도 김포의 해병대 제2사단에서 정보통신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홍 이병은 육체적으로 힘에 부친 훈련 상황을 겪으면서도 규율과 규칙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