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로 버거운 상대가 분명하다. 하지만 스웨덴과 멕시코는 한번 해볼 만한 팀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식에 참석한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과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을 맡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조별리그 1차전을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 16강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16강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 콘서트홀에서 열린 FIFA 주최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에서 한국은 F조에 편성돼 독일,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게 됐다.
FIFA 랭킹 59위인 한국은 내년 6월 18일 오후 9시 니즈니노보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FIFA 랭킹 18위인 유럽의 복병 스웨덴은 유럽지역 예선에서 프랑스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해 본선 자동 진출에 실패하고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1, 2차전 합계 1대 0으로 승리하고 본선에 합류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도 스웨덴과 만난 적이 없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멕시코(FIFA 랭킹 16위)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국은 1998 프랑스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멕시코와 맞붙어 1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멕시코와의 2차전은 내년 6월 24일 오전 0시에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A매치 상대전적에서 4승 2무 6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사흘 후인 27일 오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FIFA 랭킹 1위인 ‘전차군단’ 독일을 만난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에서 4회 우승(1954년·1974·년·1990년·2014년)을 차지했으며, 2014 브라질월드컵 챔피언이기도 하다. 한국은 독일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월드컵 무대에서는 2패를 당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이 어려운 조에 걸렸다”며 “독일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멕시코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포르투갈과 비겼고, 11월 평가전에선 벨기에(3대 3 무), 폴란드(1대 0 승)를 상대로 잘 싸웠다. 스웨덴은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이긴 팀이다. 세 팀 모두 우리보다 모든 부분에서 앞선다”고 말했다. 박건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독일은 차치하고 멕시코, 스웨덴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서 상대하느냐에 따라 의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번 부딪쳐 볼 만한 상대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진 운이 좋지 않지만 태극전사들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나는 아직도 브라질의 눈물을 기억한다”며 “어느 팀이든 우리보다 강팀이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2014년 브라질의 눈물이 웃음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월드컵에선 어떠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첫 번째 경기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 본다.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 통계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F조에서 독일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을 82.5%로 책정했다. F조 4개 팀 중 가장 높다. 멕시코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51.0%, 스웨덴은 48.2%로 분석됐다.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예측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18.3%에 불과했다.
글=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신태용 “스웨덴 해볼 만… 16강? 공은 둥글다”
입력 2017-12-03 19:17 수정 2017-12-03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