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국과 비OPEC 10개국 등 산유국들이 내년 말까지 원유 감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국가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 173차 OPEC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정했다. 당초 합의 기한은 내년 3월까지였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 것을 우려해 내년 6월에 감산을 계속 이어갈지 여부를 다시 평가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감산이 미국만 좋게 하는 일이라며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결국 9개월 더 감산하는 데 동의했다.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OPEC 회의를 통해 하루 180만 배럴의 감산 계획이 수립 및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당분간 6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년 말까지 OPEC 등의 공급 조절 능력이 효과를 볼 경우 내년 하반기 국제 원유시장은 초과 수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 소비 및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60달러까지 상승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0.22%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80달러까지 상승하면 실질 GDP는 0.96%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분야별로는 정유 화학 및 운송 등의 산업에서 생산 비용 상승 압력이 높아져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반도체 전자 자동차 등의 산업에서도 원가 상승 압력이 0.1~0.4% 정도 될 것으로 추산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주요산업의 원가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현길 조효석 기자 hgkim@kmib.co.kr
주요 산유국들 내년까지 감산 유지
입력 2017-12-01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