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확보 피겨 페어 출전권 포기
일각선 ‘와일드카드 꼼수’ 시각도
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자력으로 확보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출전권을 포기했다.
최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하며 한반도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미국 NBC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북한올림픽위원회가 피겨스케이팅의 올림픽 참가 신청 마감 기한인 10월 30일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ISU 규정에 따라 북한이 확보했던 평창올림픽 피겨 페어 종목 출전권은 차순위인 일본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피겨 페어의 염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올림픽 추가 자격 대회로 열린 ISU 챌린저 시리즈 네벨혼 트로피에서 총 180.09점으로 6위에 올라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북한이 올림픽 추가 자격 대회에 선수들을 파견해 자력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북한의 평창 대회 참가 기대가 커졌다. 그런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북한은 쇼트트랙에서도 월드컵에 아예 불참하면서 평창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쇼트트랙은 ISU가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에 따라 출전권을 배분한다. 북한은 월드컵 1, 2차 대회에만 나왔고 지난달 한국에서 개최된 2017-2018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불참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와일드카드를 노리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종목 국제연맹과 협의를 통해 북한에게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북한이 와일드카드를 통해 더 많은 종목에 선수들을 내보내려 한다는 의미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이 피겨 페어에서 올림픽 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은 ISU와 북한 간의 문제”라며 “와일드카드 부여는 (이것과 관계없이) IOC가 국제 경기 단체들과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와일드카드는 해당 종목의 선수층이 얇은 국가에 기회를 주고, 일부 종목에서 특정 국가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출전자격을 스스로 버린 북한에 이 제도를 사용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난도 나온다.
IOC와 정부는 계속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독려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IOC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참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모규엽 이상헌 기자 hirte@kmib.co.kr
北, 평창올림픽 정말 안오나?
입력 2017-12-0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