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안 넘었다” 軍 “비행성공”… 레드라인 엇박자

입력 2017-12-02 05:00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와 통일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가 군사적 대응 옵션이 고려되는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않은 것으로 1일 판단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북한의 11월 29일 미사일 발사가 대기권 재진입, 종말단계 정밀유도, 탄두 작동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 미사일의) 재진입과 종말단계 유도 분야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협상력만 키워줄 것이라는 판단과 한반도 안보 불안감을 지나치게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제어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국방부의 판단은 조금 다른 뉘앙스다. 국방부는 화성 15형이 비행시험에 성공했으며, 정상 각도로 발사될 경우 1만3000㎞ 이상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를 보면 미국 워싱턴DC는 물론 미 본토 전역 도달이 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을 낸 것이다. 국방부는 아울러 화성 15형의 최대 고도, 속력과 1·2단 크기가 증가한 것 등의 이유로 개량형이 아닌 신형 ICBM급으로 보고 있다고 국회 국방위에 보고했다. 북한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는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ICBM 기술 개발 상황에 방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