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무대·최정상급 가창력… 오페라 ‘아이다’ 가슴을 울리다

입력 2017-12-01 22:03
국민일보 창간 29주년을 맞아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오페라 ‘아이다’의 한 장면.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를 사로잡은 스타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곽경근 선임기자
국민일보 창간 29주년 기념공연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개막
임세경·이아경·이정원 열연
12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해외에서 인정받은 한국의 스타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 오페라 ‘아이다’가 화려하게 첫 무대를 장식했다.

국민일보가 창간 29주년을 맞아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적국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베르디의 대표작. 대규모 출연진과 대형 무대가 필요한 대작 중의 대작이라 자주 보기 어려운 작품이다. 서울에서 오페라 아이다가 정식으로 공연되기는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적 오페라 페스티벌인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은 엄청난 성량으로 조국도 사랑도 잃은 주인공 아이다의 한(恨)을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관객들 사이에 “역시 임세경”이라는 평이 나왔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벨리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메조소프라노 이아경은 아이다의 맞수 암네리스로서 위엄을 잃지 않았다.

한국인 테너 최초로 이탈리아 라 스칼라 무대에 선 이정원은 아이다의 연인 라다메스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JTBC ‘팬텀싱어’ 심사위원으로 잘 알려진 베이스 손혜수는 오랜만에 오페라 무대 나들이에 나섰다. 그는 제사장 람피스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뽐냈다.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인정받은 한국의 스타 성악가들의 호흡은 거의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공연 전반에 활용된 홀로그램 스크린은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집트 신전은 환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의 백미로 꼽히는 개선 장면은 현대적인 무대와 최첨단 영상이 한데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란데 오페라합창단의 우아한 목소리, 서희태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 김용걸 발레시어터의 화려한 무용이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줬다. 공연은 3일까지.

글=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