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 영향 제한적
삼성전자 3% 넘게 하락
하이닉스도 6.8% 우수수
한은 “추가인상 신중하게”
환율은 1088원으로 급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30일 코스피지수가 2500선 아래로 추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충격’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주 하락, 외국인의 차익실현에 더 무게를 뒀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주식시장의 호재로 평가했다. 수출 급증과 경제 성장세를 바탕에 둔 금리 인상인 데다 세계경제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내년에 신중하게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5922억원을 순매도했다. 전기·전자업종에서만 5393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3.42% 떨어진 254만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도 6.8% 떨어진 7만6800원에 마감했다. 전기·전자업종은 3.65% 떨어졌다.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코스피지수는 1.45% 하락한 2476.3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32% 하락했지만 외국인은 되레 순매수(436억원) 기조를 보였다.
통상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 유동성을 축소하는 악재로 여겨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기에 금리를 올린 것이라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의 주가가 부진했던 게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좋아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기업 실적을 따라가는 주식시장은 타격이 적다”며 “오늘 주가가 떨어진 건 미국의 기술주 하락에 따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대량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매크로팀장은 “미국 증시는 올해 두 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1년 내내 올랐다”며 “아직 저금리 상황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고, 주식시장이 금리와 거꾸로 간다는 것은 고금리 시대에나 나올 수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다. 국고채 5년물은 전날보다 4.1bp(1bp=0.01%) 떨어진 2.262%에 마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는 소식에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리 인상은 시장에 이미 반영됐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40원(1.06%) 급등한 1088.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가치 강세를 부추겨 환율 하락을 이끄는데 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원화가치가 가파른 강세를 나타내면서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했다고 봤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한은이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2500 내준 코스피… ‘금리 충격’보다 美 IT주 부진이 결정타
입력 2017-11-30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