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5형, 2단 로켓 커지고 탄두부 뭉툭… 추진력·다탄두 겨냥

입력 2017-11-30 18:3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북한이 30일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은 탄두부와 전체 크기 등에서 화성 14형과 확연히 구분된다. 우리 군이 화성 15형을 ‘화성 14형’의 개량형이 아닌 신형 미사일로 규정한 이유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 15형은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한 화성 14형보다 길이가 길고 직경이 넓어졌다. 2단 로켓과 탄두 부분의 외형도 다르다. 화성 15형은 전체 길이가 21m로, 화성 14형보다 2m 더 길어졌다. 직경도 1.7m에서 2m로 확대됐다. 화성 15형을 실어나르는 이동식발사차량(TEL)도 9축(바퀴 18개)으로 늘어난 신형이 사용됐다. 화성 14형의 TEL은 8축(바퀴 16개)이었다.

화성 14형이 뾰족한 형태의 탄두부를 지닌 반면 화성 15형은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해졌다. 전문가들은 재진입 시 충격을 줄이고 다탄두 장착을 염두에 둔 설계로 분석했다. ‘한반도에 사드를 불러들인 북한 미사일’의 저자 이경행 박사는 “뭉툭한 형태의 재진입체는 항력의 영향을 많이 받아 뾰족한 형태의 재진입체에 비해 재진입 단계에서 속도가 낮아진다”며 “속도가 낮아지면 재진입 시 발생하는 온도가 낮아져 탄두 보호에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다양한 탄두 형태를 통해 재진입 충격을 최소화하는 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이번 실험으로 미뤄 상당한 재진입기술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둥근 형태의 탄두부는 뾰족한 형태보다 공간이 넓어 탄두 여러 개의 장착이 가능하다. 미국과 러시아의 ICBM은 미사일 1기에 탄두 여러 개를 장착한 다탄두돌입체(MIRV) 형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성 15형이 다탄두 장착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화성 15형의 1단 로켓은 2개의 엔진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단 로켓에서 2개의 화염이 확인됐다”며 “2개의 주엔진을 써 화성 14형과 다른 신형 미사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2단 엔진을 개량해 추진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의미다.

2단 로켓은 화성 14형에 비해 직경이 넓어졌다. 1단 로켓과 크기가 거의 유사하다. 1단과 2단이 마치 일체형처럼 보인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2단 로켓 엔진이 바뀐 것 같다”며 “추진제 양을 늘리기 위해 연료통을 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2단 엔진 종류에 대해 “2단 엔진에 케이블 덕트 2개가 식별된다”며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케이블을 밖으로 빼내어 덮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