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솔루셔니스트’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이촌로 온누리교회에서 만난 박인숙(69) 권사의 명함에 적힌 문구다. 낯선 단어가 생경해 뜻을 묻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만든 표현이에요. 전도도 요리처럼 때와 장소, 상황에 맞는 레시피가 있거든요. 제가 사람 살리는 ‘살림’ 레시피를 전하는 사람이라 생각해 그렇게 지었습니다.”
최근 책 ‘전도여왕의 전도레시피’(두란노)를 펴낸 박 권사가 전도에 본격 나선 것은 20여년 전부터다. 어릴 때 신앙생활을 하다 청년 시절 교회를 떠났던 박 권사는 결혼 후 교회를 다시 찾았다. 신앙 없는 남편과의 소통이 힘들어서였다. 그런 그는 40대 초반 신앙마저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남편의 허리디스크 때문이었다. 죽을병은 아니었지만 크게 낙심했다. ‘하나님은 어디 계시냐’며 기도하던 그에게 마음으로 ‘내가 너를 사랑하고 기뻐한다’는 음성이 들렸다.
“남편의 병이 나은 것도 아니고 변한 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말씀이 크게 와 닿았어요. 제 존재만으로도 기쁘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워요. 이 기쁨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열정은 있으나 차마 용기가 안 났던 그는 교회 전도팀과 국군통합병원 등지를 찾아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전도를 시작했다. 다년간 경험으로 ‘전도 근력’이 쌓였고 이후 오랜 숙원이던 시어머니와 남편 등 가족과 이웃 전도에도 성공했다.
20여년간 꾸준히 해온 전도는 습관이 돼 이제는 공원, 병원, 지하철 등 어딜 가든 복음을 전한다. 이날도 가방에 사탕, 리본 등 전도용 소품이 담겨 있었다.
“누구나 있는 핸드크림도 전도도구가 돼요. 지하철에서 핸드크림을 바르다 옆 사람에게 ‘바르실래요’ 하며 말을 트는 거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하면 거부감을 주지 않고도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박 권사는 자신의 전도 레시피(표)가 여러 크리스천에게 전도 열정을 일깨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을 전도하고 싶지만 특별한 경험도 없고 말을 잘 못해 지레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그가 밝히는 비결은 간단하다.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죽고 부활했다는 자기정체성만 확실하면 전도는 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도 비결로는 ‘자가 전도’를 들었다. 전도자도 죄인이므로 매일 스스로에게 복음을 고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예수님은 구원자이시고 우리 집의 주인이시다’라는 메시지를 매일 스스로에게 선포한다.
‘죽는 순간까지도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박 권사의 목표는 전국을 돌며 은퇴한 시니어 교인을 차세대 선교사로 세우는 것이다.
“시니어 교인은 은퇴해 여유도 많고 경륜도 있어요. 이들의 전문성을 살려 제3국과 다음세대 선교에 적극 나서는 ‘시니어 군대’를 깨우고 싶습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전도도 요리처럼 때와 상황에 맞는 레시피 사용하면 쉬워요”
입력 2017-12-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