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힘들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 4지구 대형화재 발생 후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대체상가에서 장사를 다시 시작한 상인들은 예전만큼 장사가 안 돼 걱정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다시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30일 오전 11시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로 사용되고 있는 베네시움은 썰렁했다. 꼭 1년 전 오늘 서문시장은 대형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상가로 사용되는 1∼4층 모두 손님이 드물었고 상인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200여m 떨어져 있는 베네시움은 화재 발생 9개월 만인 지난 8월부터 개장해 영업을 하고 있다. 화재 당시 4지구 상가 점포 679곳이 타버렸는데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 572명 가운데 246명이 현재 이곳에 점포를 마련해 이불과 한복,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 돼 걱정이 많았다. 1층에서 스카프 등을 팔고 있는 김진규(66)씨는 “아직까지 첫 손님도 받지 못했다”며 “대체상가를 찾는 손님 자체가 없다보니 상품을 파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들도 “화재 전에 비해 손님이 너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재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대구 중구보건소에 따르면 화재 이후 심리상담을 받은 상인이 26명에 이르고 이중 3명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다. 상담을 받지 않은 상인들 중에도 수면장애 등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상인들은 다시 예전처럼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4층에서 침구류를 파는 이모(67·여)씨는 “장사를 새로 시작한지 3개월 밖에 안됐고 홍보가 덜 돼 손님이 없는 것 같다”면서 “아직 개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예전처럼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화재로 피해를 입은 4지구와 주변 1지구 상가, 공영주차장 건물을 합쳐 복합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화재 1년’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 “지금은 썰렁해도 곧 살아날 것”
입력 2017-11-30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