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에 8402억 투자
내년 2월 착공 2020년 초 양산
국내 생산 확대 2000억 확정
증평 LiBS 생산능력 5억㎡ 예상
서산 제2공장 신규 라인 늘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전초기지로 확정하고 국내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에 모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어 유럽 헝가리 공장 설립에 8402억원, 국내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생산 확대에 2000억원대 투자를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5월 유럽 공장 건설 구상을 밝힌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배터리 공장은 헝가리 북서부 소도시 코마롬 43만㎡ 부지에 건립된다. 연간 7.5GWh(기가와트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2월 공사에 들어간다. 본격 양산 시점은 2020년 초다.
투자액은 이달부터 2022년 12월까지 분할 출자 예정이지만 출자금액 및 출자시기는 유동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지법령에 따른 인허가 획득 여부 및 공장부지 취득 일정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으로 헝가리를 낙점하면서 이미 착공한 LG화학(폴란드) 삼성SDI(헝가리)에 이어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모두 동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게 됐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국내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에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다. 우선 습식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하는 충북 증평공장에 1500억원을 들여 LiBS 설비 12·13호기를 증설한다. 이 작업이 완료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연간 LiBS 생산능력은 약 5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분리막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배터리 주요 기업과 IT 제품 생산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 2위인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증설이 완료될 경우 세계 1위 아사히카세이를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 서산 제2배터리 공장에 7호 생산설비도 확충해 연간 생산 능력을 3.9GWh에서 4.7GWh로 확대한다. 제2공장동 건축이 완료된 상태에서 신규라인만 증설한다. 이달부터 설비 설치 및 시운전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서산공장 신규 설비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전기차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거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준 60㎞ 이상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김준 사장은 “앞으로도 딥 체인지 2.0에 대한 강력한 실행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 구축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석유회사’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통큰 베팅… 1조 투자
입력 2017-11-30 19:50 수정 2017-11-30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