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에 와서 보니 눈물 날 만큼 감동입니다. 지금 런던에서 많은 한국인이 우리와 함께 사역하고 있는데, 옛날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한국교회가 부흥했음을 확인하게 되니 마음이 다시 겸손해집니다.”
지난 22일 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서 만난 영국 CEM (Christianity Explored Ministries·기독교 탐사) 사역의 전체 디렉터 리코 타이스 목사는 쉽사리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존 스토트 목사와 함께 영국 올소울즈 교회에서 사역했던 타이스 목사는 지난 23일 서울 총신대에서 열린 ‘제2회 기독교 탐사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금 영국교회가 겪었던 상황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주의, 특히 상업주의와 치열한 경쟁이 심각한 사회에서 신앙의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마가복음 전체를 읽으며 성경공부를 하는 ‘CE(Christianity Explored)’ 사역을 펼치며 영국에서 사그라든 복음의 불꽃을 살려내는데 힘을 쏟았다. 영상을 활용한 성경공부 프로그램은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왜 하필 마가복음일까. 그는 종이에 삼각형을 그리더니 “마가복음은 아이덴티티(정체성), 미션(사명), 콜(부르심)을 통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LE(Life Explored·삶 탐사)’ 교재를 출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관통하며 인간의 가장 큰 문제인 우상숭배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영상을 함께 보고 우리가 어떤 우상을 섬기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며 “돈, 명예, 자녀, 사회적 신분 등 저마다 자기만의 우상을 붙들고 살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소울즈 교회에서 사역하는 10년 동안 제 이름은 물론 혹여 스토트 목사님의 이름에 누가 될까 두려워 거짓말을 할 때가 있었다”며 “좋은 리더로 인정받고 싶어했던 인정욕구가 나의 우상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CE와 LE 성경공부로 자기 자신의 죄를 깨닫고, 비로소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그는 “교회에 와도 마음의 중심은 다른 곳에 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교회 안에서, 성도들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가며 계속 발전시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CE와 LE 사역이 한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희망했다.
그는 “한국교회 리더들이 많이 낙심해있더라”며 “런던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똑같이 우상숭배가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대1로 만나서 관계를 맺고 성경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은 하나님이라는 복음을 전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며 “한국교회도 1대 100, 1대 1000이 아니라 한 명씩 만나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할 때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리코 타이스 목사 “돈·명예·자녀… 내 안의 우상 깨달아야”
입력 2017-11-3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