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구속 후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존에 알려진 첫 독대일 3일 전 별도의 비밀회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뇌물죄 항소심 공판에서 안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 내용이 공개됐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에서 단독 면담을 가졌다.
그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같은 달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처음 독대하고 승마지원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1심에서부터 “개소식에서 마주한 약 5분 동안 경영권 승계 관련 청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차 독대가 있기 사흘 전 또 한 번의 독대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당초 두 사람은 승마지원 관련 3차례 독대한 것으로 범죄사실이 구성돼 있었지만, 향후 9월 12일 독대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안 전 비서관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된 것이 이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검팀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진술조서를 이날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그를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안봉근 “박근혜-이재용 독대 한 번 더 했다”
입력 2017-11-29 18:50 수정 2017-11-29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