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에 대해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 15형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 전역에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우려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6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대륙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더욱 강도 높은 제재를 펼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을 군사 모험주의로 규정하고 이에 맞설 자주국방력 강화 의사를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당국이 사전에 파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도발은 예고됐고, 사전에 우리 정부에 의해 파악돼 대비 태세도 준비해뒀었다”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되 긴장이 격화돼 불행한 사태가 발현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탄도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해제, 첨단 군사자산 획득·개발 등 한·미 정상 합의사항을 가속화할 것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검토하도록 했다. 군은 북한이 화성 15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5분 만에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겨냥한 합동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대통령 “美가 선제타격 염두에 두는 상황 막아야”
입력 2017-11-29 18:48 수정 2017-11-29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