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에도 원화 강세… 환율 1080원 아래로

입력 2017-11-29 19:18 수정 2017-11-29 20:57
사진=신화뉴시스

끄떡없는 금융지표

2년7개월만에 최저치
코스닥도 8P 올라서
CDS프리미엄 추가 하락

美증시 일제히 사상 최고
파월, 12월 금리 인상 예고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도 국내외 금융지표는 끄떡없었다. 북핵 리스크가 번지면 어김없이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거꾸로 폭락(원화 강세)하면서 1080원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간표에도 별 지장을 주지 못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의 ICBM 발사는 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18분인데, 미국 뉴욕 시장에는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1시20분쯤 알려졌다.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미국 동부까지 타격 가능하다고 추정됐음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의 훈풍을 꺾지 못했다. 3대 지수(다우·S&P·나스닥)가 전 거래일보다 0.5∼1.1% 오르며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법인세 감면 등 세제개편 기대와 경제지표 호조 덕분이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2512.90으로 마감해 전일 대비 1.29포인트(0.05%) 떨어진 보합권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8.60포인트(1.11%) 상승한 781.72를 기록했다. 한국경제 부도위험을 의미하는 CDS프리미엄도 떨어졌다. 전일 미국 뉴욕 시장에서 58bp(1bp=0.01% 포인트)로 1bp 하락했던 한국 CDS프리미엄은 이날 일본 도쿄 시장에서 추가로 1bp 떨어진 57bp에 거래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던 지난 9월 27일 76bp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부도위험이 한참이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북핵 리스크가 심화되면 약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도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잇단 도발에 따른 ‘학습효과’에다 월말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더해지면서 원화 가치 강세는 더 심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원이나 급락한 1076.8원으로 마감했다. 2015년 4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긴급통화대책반 회의를 열고 “북한 도발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와 환율 관련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다만 북핵 리스크가 만성화된 만큼 금리 인상 스케줄에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28일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마저 한은을 향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사진) 연준 이사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확답을 줬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