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폭파범 김현희 “김정일家 비밀 많이 알아… 北, 메구미 죽었다고 거짓말”

입력 2017-11-29 18:30 수정 2017-11-29 21:30
김현희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 김현희(55)씨는 “피랍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씨가 공개해서는 곤란한 (김정일 일가와 북한 정권의)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북한이 그의 사망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858기 폭파 사건 30주년인 29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메구미의 생존 정보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북한이 메구미를 귀국시키지 못하는 이유로 김정일 가족과의 관계와 공작원 교육에의 관여를 들었다.

그는 “메구미가 피랍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뒤 김정일 일가의 일본어 교사를 맡았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더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산케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유년 시절 일본어를 배웠다는 점에서 김정일 일가의 아이들을 메구미가 가르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84년 6월쯤 동료 공작원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던 메구미와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메구미가 일본어 교육 담당자로서 김정일 가족의 비밀도 알고 있고 공작원 교육에도 관여했으니 북한이 계속 그를 붙잡아둘 수밖에 없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이 77년 당시 13세였던 메구미를 납치한 이유에 대해선 “당초 외국인을 ‘김일성 혁명전사’로 교육해 공작에 활용하려 했으나 유럽에서 실패한 뒤 공작원 교육 담당 등으로 목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중국도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씨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오래 버티지 못하고 5년 정도 지나면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