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공안에 체포된 4세 아기 등 탈북민 10명이 결국 강제 북송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국민일보 11월 6일자 25면 참조). 한국 정부는 체포나 북송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했고, 중국은 한국 정부의 협조 요청을 끝내 외면했다.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중국 정부에 요청해 지난 17일 탈북자 10명 모두를 평안북도 신의주 감옥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갈렙선교회 북한 소식통들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이 중국 단둥을 거쳐 신의주에 도착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며 “신의주 보위부원들은 함경북도 회령 보위부에 전화를 걸어 이들을 데려가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사형,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는 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구출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탈북자들은 이달 초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잠입했다. 이들은 라오스,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한국 등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탈북자들의 나이는 4세 아기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엔 지난해 8∼9월 큰 홍수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난 함경북도 두만강가에 위치한 회령 등에서 어렵게 살던 주민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번에 북송된 탈북자의 한 가족은 이들이 회령에서 나온 직후 중국 선양의 한국영사관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특히 국민일보를 비롯해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등에 체포 관련 소식을 알렸다. 영국 BBC, 미국 CNN 등 해외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체포된 가족을 살려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우리 외교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탈북자들의 안위를 알아보고 있다.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 중’이라고 거듭 밝혀 왔다. 그런데 결국 탈북자들은 북한에 끌려갔다. 우리 외교부는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제 북송하지 말라고 아무리 외쳐도 계속 북송되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탈북동포회와 선민네트워크 회원들은 29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탈북자들 강제 북송 중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400번째 서신을 통해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지하고 한국 또는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최근 선양에서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10명 강제 북송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키로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10명 끝내 강제북송
입력 2017-11-28 21:43 수정 2017-11-29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