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전도를 위해 아파트나 길거리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기독교 콘텐츠를 유통하는 ‘기독교다모여’ 대표 박요한(29) 전도사의 말이다. ‘SNS 사역자’ 박 전도사는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기독교다모여 10만 명 기념 미래 대비 사역 대안 세미나-기독교 흩어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온라인 세상을 삶으로 받아들이는 세대
‘기독교다모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여러 SNS로 복음을 전하는 SNS 계정 이름이면서 사역팀의 공식 명칭이다. 4년 전 고교생들이 페이스북에 처음 개설했고 이후 박전도사 등 SNS 사역자들이 운영권을 넘겨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1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상업성을 배제한 개신교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중 가장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셈이다. 사역팀은 SNS계정에 기독교 가치관을 담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매일 한두 개씩 노출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SNS 사역이 대안이다’를 주제로 발표한 박 전도사는 “한국교회는 초대교회 정신을 받들어 학교, 직장 등 각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SNS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는 관심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교회를 이끄는 40∼50대 중년 세대가 SNS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소통, 혹은 마케팅 도구로만 생각해서다.
하지만 박 전도사는 다음세대인 청소년, 청년 세대에게 있어서 “SNS는 삶 그 자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20대 중반 이하는 온라인 세상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세대”라며 “뉴스 등 거의 모든 정보는 SNS를 거쳐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SNS 여론이 이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10대 88%, 20대의 91%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자료를 제시했다(그래픽 참조). 박 전도사는 “교회 중등부 사역 경험으로 볼 때 휴대전화가 없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감안한다면 10대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이어 “SNS에는 아파트 단지, 거리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며 “복음의 열정이 있는 이들이라면 온라인상의 다음 세대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좋아요’ 없이 복음 전파 없다
기독교다모여는 기독 청소년·청년들이 신앙인임을 선뜻 밝히길 어려워하는 현실을 십분 감안하고 있다. 이들의 신앙 성장을 돕고 기독교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유통하고 있다. 이를 젊은 기독교인들이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하면, 믿지 않는 주변인들이 기독교다모여의 콘텐츠를 보게 된다. 박 전도사는 이를 SNS 사역의 전도 접촉점으로 소개했다.
근래 기독교다모여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콘텐츠도 일부 소개됐다. 래퍼 비와이, 가수 강균성 등 기독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전하는 영상을 비롯해 가족 간 사랑을 다룬 영화를 짧게 편집한 영상 등이다. 인기 콘텐츠의 경우, 조회 수가 30만∼40만을 돌파하고 SNS 이용자의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노출되는 도달범위도 100만 건에 달한다.
박 전도사는 “교회를 다닌 적 없거나 심지어 안티 크리스천 활동을 했던 청년들도 영상을 본 뒤 ‘교회를 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내온다”며 “한국교회에 대한 오해를 풀고 기독교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지만 동시에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기독교다모여는 올해 10만 팔로어 달성을 기점으로 ‘SNS 전문 사역’에 나설 방침이다. 박 전도사는 “체계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SNS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사역단체로 거듭나려 한다”며 “교회에선 털어놓기 힘든 고민상담센터 등 SNS에서 강점에 있는 사역들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청소년에게 SNS는 삶 그 자체… 아파트 전도 대신 페북 속으로"
입력 2017-11-29 00:00 수정 2017-11-29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