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쇠사슬 파업’ 이틀만에 접었다

입력 2017-11-28 18:52 수정 2017-11-28 23:56
현대자동차 노조가 신형 SUV ‘코나’ 생산 확대 문제를 두고 개시한 울산 1공장 파업을 이틀 만인 28일 중단키로 했다. 사측이 노조 요구 일부를 수용한 데다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늦게 울산 1공장 사업부 위원회 비상간담회에서 파업을 풀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나는 오후 10시부터 생산이 재개됐다.

사측은 신차 추가 생산에 대한 협의를 다시 진행키로 하는 등 노조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회사는 울산 1공장 11라인에서 코나를 생산해오다 지난 24일 12라인까지 코나를 추가 투입했다. 노조는 격렬하게 반발하며 27일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는 결국 12라인 코나 투입을 일단 유보하고 추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총 1230대의 자동차 생산 차질과 174억6000여만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 중단으로 노사 갈등은 임시 봉합됐다. 하지만 생산 물량 확대 문제는 남아 있어 갈등이 재발할 공산은 여전하다.

노조는 그동안 단체협상 규정에 따라 생산라인에서 신차를 양산하거나 추가 생산하려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사측은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은 시장 상황에 따라 회사가 충분히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내고 “회사는 사규와 법률에 의거, 책임을 엄중히 묻고 불법 행동을 근절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코나 투입을 위해 노조와 협의해 왔는데도 일부 대의원들이 맨아워(작업에 투입하는 근로자 1인당 작업시간) 등 생산 협의와 무관한 전제조건 요구, 협의 해태 등을 통해 협의권을 남용했고, 더욱이 일부 대의원은 쇠사슬까지 동원해 작업을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회사는 지난 24일 쇠사슬로 생산을 방해한 노조 간부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27일 울산동부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혀 왔다.

임성수 기자,

울산=조원일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