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50)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12년 대선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동고동락한 복심이다. 3선 의원 출신인 전병헌 전 수석에 비해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문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만큼 야당과의 관계에서 힘이 실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정무수석 인선을 내부 발탁으로 기조를 잡은 뒤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과 한 수석을 동시에 검토했다. 진 비서관은 정무수석실 선임인 데다 정무적 기획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한 수석은 언제든 야당 의원을 찾아가는 ‘마당쇠 소통’에 능했다. 한 수석 발탁은 결국 야당과의 직접 소통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 수석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정통한 핵심 참모라는 점도 발탁 사유로 꼽힌다. 한 수석은 18,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선거조직 구성을 담당했다. 특히 19대 대선에서는 캠프가 출범하기 전 예비조직인 이른바 ‘광흥창팀’ 1기로 참여해 밑바닥 조직을 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한 수석이 국회의원으로서 선수(選數)는 낮지만 문 대통령과 동고동락한 경험이 있어 야당과의 관계에서 내밀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리더십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수석은 임종석(51) 대통령 비서실장보다도 한 살 어린 최연소 수석이다. 청와대 직제상 최선임 수석에 가장 나이 어린 비서관이 전격 승진 발탁됐다. 술은 전혀 하지 못한다.
한 수석은 언론 발표 1시간여 전 임 실장으로부터 수석 발탁 사실을 통보받았다. 한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더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이 되겠다. 진심을 다해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의 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당과의 관계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정무비서관으로 야당과 많이 소통해 왔다”며 “현안이 수십 가지인데 진심을 가지고 대화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럴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고위 공직자 원천배제 7대 원칙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검증했다. 제가 술을 한 병도 못 마셔서 한병도”라며 “음주로 걸릴 일이 절대 없다”고 했다.
한 수석 앞에는 직면한 예산 국회와 함께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여야 대표 초청 회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한 수석은 “우선 예산과 법안이 국회에 산적해 있다. 최근 계속 국회에 있었는데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회동은 다음 달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청와대가 1980년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회합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운동권 아니면 도저히 사람이 없느냐”고 비판했다.
글=강준구 이종선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광흥창팀’ 출신 한병도 정무수석 “제가 술을 한병도 못마셔서…”
입력 2017-11-28 18:52 수정 2017-11-28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