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최전방서 수십년 헌신한 천사들…

입력 2017-11-29 00:05
사회복지실천가대상 수상자들이 28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시상식을 마친 뒤 한국사회복지공제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전남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일하는 서남숙(60·여)씨는 지난 32년을 상처 입은 아동들을 돌보는 데 바쳤다. 1985년부터 순천 SOS어린이마을에서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돌볼 수 없는 아이들을 보살폈다. 아이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독신여성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2012년 퇴직할 때까지 한 곳에서 헌신했다. 퇴직 후엔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아 양육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씨는 “아이들에게 준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받은 것이 더 많다”며 “누구를 위한 삶이라기보다 내 스스로 만족하는 내 삶이었고 그 자리에 아이들이 함께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하남 영락요양원 요양보호사 최영숙(61·여)씨는 22년간 요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봤다. 1995년 요양보호사를 시작할 당시엔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남매를 둔 엄마였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특별한 기술 없이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평생 섬기기로 결심했다. 현재 40명의 중증 외상 어르신들에게 주 4회 목욕, 1일 3식의 배식과 2회의 간식서비스 지원, 주1회 개인위생관리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복지 서비스 최전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회복지실천가들이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이사장 조성철)는 이들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헌신하는 사회복지실천가를 선정해 지난해부터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을 주고 있다. 올해는 국민일보(사장 최삼규)와 함께 28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시상했다.

이번엔 268명이 추천됐다. 이 가운데 서씨와 최씨 2명을 포함해 총 36명이 은가비상, 온새미로상, 그린나래상, 매화상, 우천상을 받았다.

서울 풍납종합사회복지관 취사원 박혜숙(60·여)씨도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년간 복지관에서 취사원으로 일했다. 저소득 어르신과 장애인의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도 땄다. 박씨는 “천직으로 여기고 감사와 기쁨으로 일했다”며 “어르신들, 봉사자들과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를 맡은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유재건 회장은 시상식에서 “녹록지 않는 근로 환경 속에서도 수 십 년간 수고한 많은 사회복지실천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특히 평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한 숨은 공로자들에게 시상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은 “여러분, 용기를 내고 역할에 당당하라. 실천가가 행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행복은 끝”이라며 “내 고객을 보고 웃듯이 사회를 보고 크게 웃어 희망을 주는 귀한 사회복지실천가가 되자”고 했다. 국민일보 임한창 이사는 “사회복지실천가를 격려하는 이번 행사에 국민일보가 함께 하게 돼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 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