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또 구설에 올랐다. 송 장관은 2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귀순 현장을 둘러본 뒤 JSA 경비대대 한국 측 병영식당에서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원래 식사 자리에서 길게 얘기하면 재미가 없는 건데,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하죠”라고 했다. 통역 장교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민망한지 영어로 이 발언을 통역하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 등은 사퇴를 촉구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성희롱 발언을 대놓고 하는지 놀라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며 여성 장관 숫자를 30%까지 높였다. 임기 말에는 여성 장관 숫자를 50%까지 늘려 양성평등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 인권침해 문제에 민감해 청와대 성(性) 관련 교육도 강화했다고 한다. 29일에는 현직 여경을 특별 강사로 초청해 400여 비서실 직원을 상대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한다. 그런데 정작 장관이 부적절한 발언을 해대고 있으니 페미니스트 정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여성비하 발언으로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나서서 경질을 건의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아직까지 끼고 도는 것을 보면 차라리 페미니스트라는 말이라도 하지 말았으면 한다.
송 장관의 말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후보자 시절 로펌과 방산업체에서 고액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논란을 빚자 “일반 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해 공분을 샀다. 최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석방과 관련 “다행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겨냥해선 “학자로서 떠드는 것 같은 느낌” 등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다. 고위 공직자라면 모름지기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여성을 여전히 가벼운 농담 소재로 삼는 우리 사회의 천박한 성차별 의식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사설] 고위 공직자들이 여성을 농담 소재로 삼아서야
입력 2017-11-28 17:36 수정 2017-11-28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