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분야 창업 ‘크라우드 펀딩’이 대세

입력 2017-11-28 18:43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후원받은 농업회사법인 ‘생거진천 로즈랑’이 출시한 음료 ‘장미 한 송이’. 이 제품은 식용 장미꽃을 이용한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식용 장미꽃으로 만든 음료 제품을 출시한 농업회사법인 ‘생거진천 로즈랑’은 다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오랜 연구 끝에 성공적으로 제품화를 했지만 초기 홍보 전략이 없었다. 자본력이 약하다보니 시장을 파고들지 못했다. 대출도 부담스러워 쉽사리 시도할 수 없었다.

그러다 찾은 활로가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이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투자를 받는 방식이다. 생거진천 로즈랑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운영하는 투자전용관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운용사 펀딩포유와 인연을 맺었다. 덕분에 스타트업은 접근하기 힘든 언론 홍보, SNS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칠 기반을 마련했다.

정책 지원도 받았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투자전용관에서 무료로 적정성 컨설팅을 해준다. 제품 판매를 예측하거나 소비자 가격을 어느 수준에서 설정할지 등을 자문해주는 것이다. 컨설팅을 통해 어느 계층으로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야 하는지도 결정했다.

생거진천 로즈랑 사례처럼 올해로 도입한 지 2년이 된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이 농식품 스타트업의 금융 도우미로 각광받고 있다. 28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농식품 업체는 54곳에 이른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과 민간 운용사 4곳(펀딩포유, 오픈트레이드, 오마이컴퍼니,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 펀딩 중개를 맡는다. 이 가운데 75.9%인 41곳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투자 형태로 지분 투자와 같은 ‘증권형’ 방식보다 투자를 통해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후원형’ 방식의 선호도가 높았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투자를 유치한 41곳 중 30곳 정도가 후원형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의 주요 자금 모집 방식(주식 발행 및 수익 배분)과 차별화한 것이다.

올해부터 정책 지원이 추가됐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민간 운용사가 직접 농식품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 투자 금액의 1%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그만큼 후속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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