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서비스 무역액의 10% 중국 시장이 열린다

입력 2017-11-27 21:26 수정 2017-11-28 17:15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발효되면

정부, 특정 항목만 제외한
모든 분야 개방 요구할 듯

영화·드라마·음악·공연 사업
IT 서비스업 등 혜택 누릴 전망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의 서비스와 투자 분야 협상이 개시되면 전 세계 서비스 무역액의 10%를 차지하는 중국의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서비스와 투자 관련 특정 항목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개방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 12월 20일 제조업 중심으로 한·중 FTA를 발효한 뒤 2년 안에 서비스·투자 분야에 대한 구체적 협상을 완료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이 불거진 뒤 양국 간 협상도 시작하지 못했다.

특히 FTA 체결을 하면서 서비스 부분은 낮은 수준으로 개방하자고 합의해 한류와 관광 등이 중국의 사드 보복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통상전문가들은 지난달 31일 사드 갈등을 봉합하자는 내용의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를 발표한 뒤 서비스와 투자 시장 개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봤다. FTA 협정문에 서비스·투자 협상은 FTA 발효 후 2년 안에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늦어도 다음달 20일 이전엔 서비스·투자 협상 개시 선언을 해야 했다.

일단 한국 정부는 중국 측에 서비스·투자 부문은 원칙적으로 모든 분야를 개방하되 명문화한 일부 항목만 개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부문은 명문화한 몇 가지 항목만 개방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요구대로 변경할 경우 한국 기업은 중국의 거대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서비스 무역은 2020년 1조 달러를 돌파해 전 세계 서비스 무역액의 10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국의 대(對)중국 서비스 수출액은 지난해 205억 달러로 상품 수출액(1244억 달러)의 16% 수준에 불과했다. 서비스와 투자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영화나 드라마, 음악, 공연 등 한류 콘텐츠 사업이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물류와 유통, 금융, 관광, 의료서비스도 중국 시장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령 관광 상품의 경우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직접 모객을 할 수 없었다”면서 “만약 이 같은 규제들을 풀게 될 경우 수출 규모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