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유전형질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겨울 기승을 부린 것과 같은 H5N6형이지만, 유전자 유형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포함한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의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우선 유전자 조합 분석 결과, 지난해 말 유럽에서 유행했던 H5N8형 AI 바이러스와 N6형을 보유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결합한 새로운 유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유형 자체는 지난겨울 최악의 AI 사태를 야기한 H5N6형과 동일하지만, 모태가 된 바이러스가 다른 만큼 아예 차별화한 바이러스란 분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AI는 초기 검사 단계부터 바이러스 양이 대단히 많아 간이 진단키트만으로 확인이 가능했다”며 “이번에 발견한 AI는 바이러스 양이 적은 점이 다르다”고 비교했다.
유입 경로는 ‘야생조류-사람-차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새로운 유형의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국내로 유입된 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해당 농가의 축사 지붕에서 다수의 야생조류 분변이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축사에 출입하는 사람들과 차량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야생조류 확진 사례도 추가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들어 야생조류 분변 확진 사례는 전남 순천만에 이어 두 번째다.
세종=신준섭 기자, 손재호 기자 sman321@kmib.co.kr
고창 오리농가 고병원성 AI 국내 첫 발견 유전형질 지녀
입력 2017-11-27 19:12 수정 2017-11-27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