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홀딩스·금호고속 합병 마무리

입력 2017-11-27 19:26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고질적인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해온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이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박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한층 공고해지고 계열사의 재무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돼 그룹 재건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금호홀딩스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보강해 안정적인 그룹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됐다. 당초 최대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반대하면서 합병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신한은행 등 다른 채권단이 모두 찬성하면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홀딩스를 사업 지주회사로 해 ‘박삼구→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금호홀딩스 지분은 최대주주인 박삼구 회장(26.7%)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19.9%) 등 친족 및 그룹 관련자들이 총 65.1%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홀딩스는 금호산업 지분 45.54%와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박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더 커졌다고 분석한다. 금호홀딩스의 재무구조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고속버스 회사인 금호고속이 지난해 매출 3754억원, 영업이익 479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합병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장기적인 포석을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한 그룹 재건 작업이 불발됐지만 우선 계열사 등 내부 기업의 체력을 키운 뒤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호홀딩스와 금호산업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자금력을 높이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의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룹 측은 이에 대해 “전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