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제자리인데 대출금리는 ‘껑충’… 2년9개월만에 최고

입력 2017-11-27 17:49
기준금리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계속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를 0.4∼0.81% 포인트 인상했다. 가장 많이 인상한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연 2.74%였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를 이달에 연 3.55%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2.92%에서 3.50%로 0.58% 포인트 높였다. SC제일은행(0.49% 포인트), 신한은행(0.45% 포인트), NH농협·씨티은행(0.42% 포인트), KB국민은행(0.4% 포인트)도 금리 인상에 합류했다. 반면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낮춘 뒤 줄곧 동결해왔다.

가계대출 전체로 넓혀도 은행권 금리 인상흐름은 뚜렷하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09% 포인트 오른 3.5%였다. 2015년 1월(3.59%) 이후 가장 높다. 상승폭도 올해 1월(0.1% 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대출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32%로 전월(3.24%)보다 0.08% 포인트 올랐다.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14%에서 3.38%로 0.24% 포인트나 뛰었다. 이와 달리 기업대출 금리는 3.45%로 지난달보다 0.03% 포인트 떨어졌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1.63%로 전월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추가로 시장금리가 오른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발에 그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은행권도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