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학시절 한국인 살해… 6년 만에 붙잡혀

입력 2017-11-27 19:15 수정 2017-11-28 14:00
미국에서 차량시비로 다툼을 벌이다 상대방을 흉기로 살해한 한국인이 국내에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도로에서 한인 호스트바 매니저 고모(당시 3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폭행·살인)로 박모(31)씨를 붙잡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미국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미국에 유학 중이던 2011년 12월 8일 한국인 유학생 일행 3명과 함께 애틀랜타의 한인식당 앞을 지나가다 고씨가 탄 차량에 부딪혀 쓰러졌다. 격분한 박씨 일행이 운전자 오모씨와 탑승자 고씨를 강제로 끌어 내리려다 실랑이가 벌어졌고 오씨는 차를 타고 도망쳤다. 박씨는 지니고 있던 흉기로 현장에 남아있던 고씨의 목과 가슴을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은 당시 한인사회에서 ‘호스트바 매니저 살인사건’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박씨는 미국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범행 이틀 후인 12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도주했다. 미국에 남아 있던 박씨의 일행 3명은 살인혐의로 검거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박씨의 긴 도피생활은 6년 만에 끝났다. 박씨는 국내에서 보험사 콜센터 직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의 친누나가 차명 휴대전화 번호로 자주 통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통화내역을 분석해 박씨가 지난달 31일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틀 후 그의 휴대전화 위치정보가 매우 빨리 서울을 향해 이동한다는 점에 착안, 서울역에 잠복해 있다가 도착시간에 맞춰 박씨를 검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