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 대표팀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 첫 두 경기를 1승1패로 마무리 하며 무난한 첫 발을 내디뎠다.
두 경기서 깜짝 활약한 스타가 바로 1차전의 전준범(26·현대모비스)과 2차전의 허훈(22·kt)이었다. 전준범과 허훈은 각각 외곽슛과 돌파력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이들의 약점도 또렷이 드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과 2020 도쿄올림픽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준범은 지난 23일 열린 뉴질랜드전에서 3점슛 6개를 포함해 22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영웅이 됐다. 3점슛 성공률이 75%나 될 정도로 절정의 슛감각을 자랑했다. 하지만 26일 중국전에선 3점슛 두 개에 총 8점에 그쳤다. 중국은 전준범이 뉴질랜드전에서 맹활약을 펼치자 초반부터 그를 집중 마크했다. 중국 수비에 가로막힌 전준범은 이렇다 할 슛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에는 단 한 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도 전준범은 상대의 집중 마크를 당할 경우 해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올 시즌 전준범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9.8점에 3점슛도 평균 2.3개에 불과했다.
전준범은 자신을 잘 모르는 뉴질랜드전에서는 어느정도 통했지만 전력이 노출되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맨투맨 수비를 벗겨내 공격하거나 몸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는 등 약점 보완이 과제가 됐다. 김태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준범이 슛을 좀 더 다듬어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전에서 교체투입된 허 감독의 아들 허훈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6점을 올렸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저돌적인 돌파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공을 너무 오래 잡고 있는 등 가드로서 전체적인 게임 리드가 미숙했고 특히 수비가 불안했다. 단신에다 수비능력이 허술하자 상대 가드가 여유있게 허훈을 제치는 장면이 계속 노출됐다. 한국은 전반전을 40-44로 대등하게 마쳤지만 허훈이 본격적으로 투입된 3쿼터 이후부터 되레 승기를 완전히 중국에 내줬다.
다만 다음 예선이 열리는 내년 2월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가 특별귀화 절차를 마무리하고 전력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대표팀에 힘이 될 전망이다. 김승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라틀리프가 들어온다면 골밑에서 고군분투하는 오세근(KGC인삼공사)이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전준범·허훈, 허재號 뉴 스타 등극했으나…
입력 2017-11-2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