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3분기 출하량 중국 BOE에 밀려
고해상도 LCD 패널이나 OLED
프리미엄 사업 집중, 중저가 생산↓
정부가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 늦추자 경쟁력 격차 줄기도
LG디스플레이가 세계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31분기째 지켜온 출하량 1위 자리를 중국 기업에 내줬다. 고해상도 LCD 패널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패널 사업에 집중한 탓에 중국 업체가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는 중저가 LCD 패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OLED 패널 공장 건설에 대한 승인을 늦추면서 국내외 업체 간 경쟁력 격차도 더 빨리 좁혀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3분기 TV·노트북·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출하량에서 중국 업체 BOE가 점유율 21.7%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19.3%), 대만 업체 이노룩스(16.1%)와 AUO(15.8%), 삼성디스플레이(8.9%)가 뒤를 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4분기 이후 31분기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분기에도 점유율 20.7%로 BOE(20.0%)보다 근소하게 앞섰지만 결국 이번에 뒤집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주로 저사양 내비게이션이나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중저가 LCD 패널을 생산하며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OE는 올해 8.5세대 생산라인을 본격화하며 LCD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2019년 2분기에 세계 최대 LCD 공장인 허베이 10.5세대 라인이 가동되면 국내 기업들과 생산량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량 증가로 LCD 패널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조사 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1월 210달러였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1월 173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중저가 LCD 패널 생산을 줄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7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 L7-1을,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패널 생산라인 P2와 P4를 폐쇄했다.
대신 초고화질(UHD) LCD와 OLED 등 프리미엄 패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UHD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의 경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3분기 31.5%와 22.5%로 BOE(13.1%)와 이노룩스(12.0%)에 크게 앞선다.
다만 사업 구조를 바꾸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 광저우에 OLED 패널을 생산하는 현지 합작법인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공장 건설 승인을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사업 구조를 프리미엄화하지 못하면 중국 업체의 물량공세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글=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31분기 지켜온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1위, 中에 내줬다
입력 2017-11-28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