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가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온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해외 면세사업으로 시야를 넓히는 면세점 업계의 행보가 사드 여파로 주춤했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의 면세점 단독 운영권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신터미널이 문을 여는 내년 상반기부터 2028년까지 10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화장품, 향수, 주류, 담배 등 모든 품목을 취급하며 규모는 약 1811㎡다. 나트랑 국제공항 내 면세점 매장은 롯데면세점이 유일하며 향후 10년간 예상 매출은 약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여행객이 많은 다낭과 함께 나트랑은 베트남 중부 지역 최대 관광지로 떠올랐다. 대한항공 노선에 이어 지난 7월 제주항공이 취항하는 등 앞으로 한국 국적 노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트랑은 지난해 약 12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고 올 상반기에만 약 100만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일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 신터미널에 면세점을 열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공항 면세점 외에 나트랑과 다낭 시내 면세점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도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일본 긴자와 간사이공항, 미국 괌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태국 방콕 시내, 베트남 다낭공항에 총 6개의 해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역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면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과 마카오국제공항, 연내 오픈 예정인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까지 아시아 주요 공항의 면세점 운영을 맡고 있다. 시내면세점도 태국 푸껫과 일본 도쿄에 문을 열면서 해외 면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해외 매출은 5000억원 규모로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이 문을 열면 국내 면세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도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면세점업계, 동남아 진출 ‘러시’
입력 2017-11-2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