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상주 상무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클래식(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특히 상주는 2013년 승강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펼쳐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클래식 팀의 최초 잔류라는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
이번 시즌 클래식에서 11위에 그친 상주는 26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대 1로 패해 1, 2차전 합계 1승 1패(1득점·1실점)가 됐다. 양 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상주가 5대 4로 이겼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러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모두 챌린지 팀이 승리해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지만 올해엔 클래식 팀인 상주가 잔류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2015 시즌 챌린지에서 우승해 2016년 클래식에 오른 상주는 3년 연속 클래식에서 활약하게 됐다.
부산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15분 부산 정석화가 전방으로 찔러준 볼을 잡던 이정협이 상주 수비수 윤영선에게 밀려 넘어졌다. 주심은 즉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재차 확인한 결과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호물로는 강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상단을 뚫었다.
전후반 90분의 혈투가 끝나고, 두 팀은 1대 1로 비기면서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연장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고, 양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K리그에서 올해 처음 도입된 ABBA 방식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3번 키커까지 모두 득점에 성공해 3-3이 됐다. 승부는 4번 키커에서 갈렸다. 상주 김호남이 먼저 득점에 성공한 반면 부산의 4번 키커 고경민은 실축하고 말았다.
2015년 클래식 무대에서 11위에 그쳐 승강플레이오프에 나섰다가 챌린지로 추락한 부산은 2년에 걸쳐 클래식 승격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날 부산 선수들은 경기 후 원정 응원석에 걸린 고(故) 조진호 감독의 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삼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을 맡은 조 감독은 지난 10월 10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부산은 수장을 잃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챌린지 2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뒤 아산 무궁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대 0 완승을 거두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상주와의 1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던 부산은 2차전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조 감독이 염원했던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프로축구] 상주, 승부차기 끝에 클래식 잔류
입력 2017-11-26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