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번엔 외풍 논란 잠재울까

입력 2017-11-27 05:00

은행권 수장 선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불투명한 선출 과정 때문에 관치와 외풍 논란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은행장 대행을 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를 차기 은행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보 9명에 대한 면접과 평판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최 대표는 상업은행 출신이지만 2004년 부행장을 끝으로 우리은행을 떠났기 때문에 사실상 외부 인사에 가깝다. 이사회 관계자는 “계파갈등이나 내부·외부 구분보다는 은행장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후보군으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의 사임을 야기한 채용비리 등 조직 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끝장토론을 진행했고 100대 혁신안을 선정했다. 이 중에는 필기시험을 신설하고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 등 모든 채용 과정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비위 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징계원칙(원스트라이크 아웃)을 확립하고, 반일근무제와 안식휴가제를 도입해 생산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은행연합회도 27일 이사회를 열고 2∼3명의 은행연합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사회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회장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씨티·SC제일·기업·부산은행장과 산업은행 회장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숏리스트는 앞서 이사들이 한 명씩 추천한 후보들을 교차 검증해 꾸린다. 유력 후보는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을 거친 신상훈 전 사장과 재무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감독원 부원장 및 산은 총재를 맡았던 김창록 전 총재인 것으로 전해진다. 홍재형 전 부총리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최종 후보는 하 회장의 임기 만료 전 이사회를 한 차례 더 가진 뒤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원인 한 은행장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과 계속 논의하고 추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후보군이나 구체적인 선출 일정과 자격 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외부, 즉 새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